이집트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. 다만 한 번 빠져들고 나니 이 고대 문명은 단순한 ‘유물의 세계’가 아니라고 생각되었습니다. 그들의 왕조 체계, 신화 속 신들의 이야기, 그리고 문명의 흥망을 지켜보는 것은 마치 한 편의 서사시를 읽는 기분이었습니다.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제2왕조는 굉장히 흥미로운 시기였습니다. 혼돈과 전환의 경계에 놓인 이 시기는 신화와 권력이 미묘하게 얽히며 고대 이집트의 방향성을 바꾼 시점이었습니다.제2왕조, 평화의 연장이었을까? 새로운 시작이었을까?이집트의 제1왕조가 통일 왕조로서 초기 이집트 문명의 기틀을 닦았다면, 제2왕조는 그 기반 위에 어떤 제도를 구축할지 실험하던 시기였습니다. 흔히 이 시기를 ‘제1왕조의 연장선’이라고 보는..